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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그녀는 몹시 너그럽고 다정하였도다

상세 내용 글쓴이, 독자대상, 서명, 저자/역자, 출판사, 페이지수, 출판일, 등록일
글쓴이 칠암도서관_사서 이지아
독자대상 -
서명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저자/역자 이슬아
출판사 문학동네
페이지수 252쪽
출판일 2018. 10. 25
등록일 2019년 06월 12일

그녀는 몹시 너그럽고 다정하였도다

아는 사람들을 생각해 봅시다. 이왕이면 내가 애정을 품고 있는 사람들로........ 그 사람의 안에는 남들보다 빛나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해서 아쉬운 적이 있습니까? 저는 그런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 초반에 나온, 초등학생이었던 작가의 어리지만 뚜렷했던 한 생각이 마음에 남습니다.

<초등학생이었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이럴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어디서 뭘 할 사람이어야 한다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지금보다 더 주목받을 법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었다. 정작 복희는 딱히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중략>....집에 가서 설거지를 하고 다시 여러 끼의 밥을 차리며 십몇 년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는 자주 그런 질문을 했다. 사는 게 뭘까, 슬아야.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걸까. - p. 95>


이 책은 거의 만화로 이루어져 있지만 중간중간 작가가 더 진중하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따로 장(章)의 마지막에 수필 형식으로 수록한 구성입니다. 작가가 태어나기 전 부모님의 이야기, 그리고 성장하는 과정의 이야기들이 책의 주 내용이지만, 초점은 작가의 어머니 복희에게 맞춰져 있지요.
복희의 삶은 보통 사람 혹은 세속적 기준으로 보자면 그다지 잘 살지 못하는 삶이었습니다. 아름답고 선량한 복희는 자기 주변의 어떤 남자라도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마음이 끌리는 남자를 선택합니다. 경제력이 미약한 이 남자를 선택함으로써 복희의 운명은 고생길로 접어듭니다. 아이 둘을 낳고, 그 아이들을 잘 키워 내기 위해 온갖 일들을 해치워가며 자기 안에 가지고 있었던 어떤 빛나는 것들이 다 색이 바래지도록 살아온 삶. 아직 그 빛이 완전히 퇴색하지 않았던 작가의 어린 시절, 엄마 복희의 남다름을 알아본 어린 딸이 안타까움과 슬픔에 스치듯 한 생각. 여기서 이럴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그 생각은 복희를 알던 사람들 또 이 책을 통해 복희의 과거를 지켜본 독자들의 생각일 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서 작가는 엄마에 대한 사랑을 가득 담아 그 때를 재현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담담히 복희가 가족을 위해 여러 끼니의 밥을 차리면서 혹은 그 밥을 차릴 돈을 벌면서 십몇 년의 세월을 보내 버렸다는 결과를 알려줍니다. 이것은 자기만의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허비해 보린 소모적인 삶이었을까요? 이것은 좋은 삶이 아니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복희가 비록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람도 아니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아니었지만 그녀는 최선을 다하여 자기 사람들을 챙기고 사랑하였습니다. 복희의 선량함과 성실함은 여기 한 개성있는 작가를 빚어냈고 또한 그 작가인 딸에 의해 그녀의 이름이 조금은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더 배우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이 받쳐주지 않아 짧은 가방끈 밖에 가질 수 없었던 그녀는 계속 되묻습니다. 사는 게 어떤 것인지를 말입니다. 그 정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삶의 가치를 얕잡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보통 사람들의 삶과 모두가 부러워하는 유명인들의 삶의 가치를 공평하게 바로 보며 각각의 다름을 알아보고 싶습니다. 알고 보면 그 다름들이 어우러져서 우리네 사회가 지탱되는 것은 아닐까요?

여기든 저기든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바로 지금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우리의 삶을 살고 있는지 여부일 것입니다. 나는 그 안타까운 마음의 출처를 알아보면서 한편으로는 괜찮다고 다독거려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 아름다운 복희를 바라보며 눈이 부실 것입니다.







<목차>
작가의 말
짝짓기 8
잉태 12
청바지 파는 아저씨 15
발육 19
그녀의 돈벌이 23
20대 남자 손님 26
패션 피플 31
원망 35
나인틴 나이티 _아빠 편 37
나인틴 나이티 _엄마 편 40
나인틴 나이티 _김사장님 편 44
복희 46
화장실 52
상실 54
유치원 64
연결 87
결석 84
운동회 89
흩어지는 자아 91
에어로빅 학원 97
힙합 학원 101
가정주부 108
남매의 나날 111
운전연습 119
디지털 리터러시 122
사춘기 124
벽난로 126
혼자 있는 집 132
돌아온 엄빠 148
허벅지 사이 151
이불, 알람 154
독립 158
누드모델 164
옷과 무대 172
스모커 183
잡지사 186
열일하는 나날 193
노팅힐 197
닮게 된 얼굴 208
문학상 212
상인들 214
모르는 번호 232
시상식과 상금 236
오 마이 베이비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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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데이트 :
2018-12-06 09:5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