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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그림책

프레드릭과 같이 읽는 그림책 이야기

상세 내용 글쓴이, 독자대상, 서명, 저자/역자, 출판사, 페이지수, 출판일, 등록일
글쓴이 길경덕(진영한빛도서관)
독자대상 -
서명 프레드릭
저자/역자 레오 리오니
출판사 시공주니어
페이지수 28쪽
출판일 1999.11.25
등록일 2010년 09월 13일

프레드릭과 같이 읽는 그림책 이야기

어린이라면 누구나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개미는 열심히 일을 해서 집을 짓고 겨울을 대비하여 식량을 비축하지만, 베짱이는 그런 개미를 바보라 생각하며 먹고 놀고 즐기면서 여름을 보낸다. 겨울이 되자 개미들은 따뜻하고 안락한 생활을 누리지만, 베짱이는 결국 추위에 떨다 개미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남게 된다는 게 개략적인 줄거리이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미래에 대비하여 항상 성실하게 살아야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고전이 그렇듯 지금 시대에는 과거와는 다른 시각에서 해석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 역시 그러한 이야기 중 하나로 보여진다. 생쥐 가족들이 모두 겨울을 염려하며 옥수수와 나무 열매와 밀과 짚을 밤낮없이 모으는 동안, 프레드릭만은 ‘햇살’, ‘색깔’, 그리고 ‘이야기’를 모은다며 빈둥거리고 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가 담고 있는 교훈을 생각해 보면 예정된 겨울이 왔을 때 프레드릭의 운명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 프레드릭은 나무 열매며 곡식 낟알들을 다 갉아먹고 지루하고 쓸쓸해진 친구들에게 마법과도 같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모두에게 따뜻함을 나누어주었다. 프레드릭에게는 햇살, 색깔, 그리고 이야기가 양식이었던 셈이다. 프레드릭이 햇살 이야기를 하자 네 마리 작은 생쥐들은 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고, 그림에서도 밝은 노란빛이 칙칙한 회색 바위를 감싸며 들쥐들의 심리 변화를 명료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옥수수와 나무열매와 밀과 짚 대신 파란 덩굴꽃, 붉은 양귀비꽃, 초록빛 딸기 덤불이 담고 있는 색깔을 풀자 들쥐들은 모두 자신의 마음 한 켠에 잠들어 있던 색깔에 대한 기억을 마법처럼 떠올렸다. 마지막으로 들려준 계절에 관한 이야기는 삭막한 겨울을 지내던 들쥐들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개미와 베짱이>가 주는 ‘성실’이 미덕으로 통하던 과거와는 달리 <프레드릭>이 살아가는 지금의 시대에는 물질적인 풍요에 한 조각의 힘을 보태기보다는 머지않아 다가올 봄을 노래할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시인’이 더욱 필요함을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표현한 그림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작가인 레오 리오니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었으며, 개인과 개인,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자기 인식이라는 주제에 대해 개성적인 캐릭터를 창조하여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레오 리오니의 또 다른 작품인 <파랑이와 노랑이>는 노랑이와 파랑이의 차이, 그리고 그들이 기쁨을 서로 나누면 초록색으로 변하는 체험을 더불어 우정에 대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심도 깊은 주제를 어린이들의 시각에 맞춰 부드럽고 나직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에 맞춰 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실제로 읽어준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저 까맣고 무표정하던 프레드릭이 부끄러운 듯 볼을 붉히며 자신이 시인임을 이미 알고 있다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눈을 떼지 않았다.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는 의미와, 그 안에 숨겨진 재미를 알려주기 위한 ‘시작’으로 특별히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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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09: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