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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지구별에 잠시 머물다 간 명랑한 은둔자 이야기

상세 내용 글쓴이, 독자대상, 서명, 저자/역자, 출판사, 페이지수, 출판일, 등록일
글쓴이 화정글샘도서관_사서 이지아
독자대상 청소년 이상 성인
서명 명랑한 은둔자
저자/역자 김명남
출판사 바다 출판사
페이지수 344쪽
출판일 2020년 9월 4일
등록일 2020년 10월 27일

지구별에 잠시 머물다 간 명랑한 은둔자 이야기

오래되었지만 답이 없고, 삶이 힘들 때 한탄하듯이 내놓는 질문이 있습니다
인간은 평등할까요?
탄생과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지만, 지구상의 삶 자체는 지옥과 천국이 모두 지구 위에 있다 할 정도로 천지 차이가 나지요. 여기 의사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를 두고 미국 대학 명문도시 케임브리지에서 태어나고 자라, 아이비리그 대학을 수석 졸업한 한 여자가 있습니다. 그런 삶은 예상하기가 쉬워집니다.

평탄하게 자라 얻은 좋은 인맥으로 남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지고 자산과 커리어를 확실히 쌓아가는 상류층의 삶을 살고 있었을까요? 그러나 모든 삶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진실이지요. 작가 캐럴라인 냅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드러나지 않은 복잡한 관계, 비밀, 어렸던 그녀에게 던져지는 심층적 질문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고뇌하고, 마음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갑니다. 이 책 『명랑한 은둔자』에서는 그런 미지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가지 중독을 거쳐 마침내 자기와 화해하는 캐롤라인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명랑한 은둔자』는 화가 르누아르의 부드러운 유화 그림인 듯한 감성적 책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지만, 이 책을 선택한 것은 그것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작가의 전작인 알코올 중독과 거식증을 다룬 『드링킹; 어떤 사랑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인류학자'라도 되는 양, 회고록 작가로 거듭난 캐럴라인 냅의 유려한 문체는 알코올 중독에 허우적대는 술과의 긴 여정이야기를, 부제에 나왔듯이 어떤 사랑이야기처럼 들려줍니다. 술에 취해 비척대며 친구의 아이들까지 사고가 나게 하고, 술기운에 몽롱해져 몸을 탐닉하는 남자의 손길을 뿌리치지도 못 하는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이야기 한 편, 마티니를 좋아하던 캐럴라인의 아버지, 그 사랑하는 아버지와 첫 술을 함께 하던 따뜻한 경험과 사랑에 빠진 순간 연인이 마시던 로맨틱한 마티니의 기억 속에서, 술로서 삶의 모든 긴장과 고뇌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롭고 사랑스럽고 과감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끼며 살아갔던 낭만과 착각이 폭발적으로 묘사됩니다. 이것은 부제처럼 흡사 사랑이야기였고, 이런 사랑, 이런 중독적 사랑에 대한 갈망이 끓어오를 때, 그 목마름은 그녀의 다른 책으로 손을 뻗게 하지요. 『드링킹; 어떤 사랑 이야기』을 읽고 더욱더 그녀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 해도 포기하십시오. 그녀는 2003년 마흔셋의 나이로 지구별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여기 남은 유고작 『명랑한 은둔자』 의 그녀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한편 외롭고 엉망진창이었던 여자였습니다. 서른여덟이지만 외톨이처럼 사는 독신 여성이라고 말하는 것보다 '명랑한 은둔자'라고 하는 것이 산뜻하고 멋진 것 같다고 수줍게 웃었던 캐럴라인을 만나고 나면, 아마 당신도 나처럼 무언가에 목이 마를지도 모를 일이지요.




<책 속에서....>

- 밤 9시 45분, 나는 부엌에 서서 제일 좋아하는 저녁 식사 메뉴를 만드는 중이다. 밀플레이크, 뮤즐릭스 시리얼, 건포도를 섞은 이 맛있는 음식은 내게 위안이 되어준다.<중략>나는 찢어진 레깅스, 티셔츠, 목욕 가운을 입고 있다. 내 개는 거실 소파에 흡족하게 웅크리고 앉아 있다.<중략>이때 어떤 생각 하나가 떠오른다. 단순한 사실적 진술 하나가 완전한 문장의 형태로 머릿속에 떠오른다.
'나는 명랑한 은둔자야.'

- 어떤 우정은 반드시 끝나야 하고, 어떤 우정은 그저 신상이나 환경의 변화를 이겨낼 만큼 역사나 애정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에 끝난다.

- "거식증을 진짜 극복한 거야?"
친구가 식당에서 이렇게 묻는다. 나는 "그럼."이라고 대답하며 메뉴판을 본다. 메뉴를 골똘히 보고 계산하고 평가한다. 한심스런 게으름뱅이처럼 베이컨 치즈버거랑 프렌치프라이를 시킬까, 아니면 착하게 그리스 샐러드를 시키고 사이드로 드레싱을 주문할까?<중략>
친구가 회복에 관한 질문을 했던 날, 나는 타협했다. 그리스 샐러드를 시키되 사이드로는 프렌치프라이를 골랐다. 일단 주문한 뒤에는 두 번 고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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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데이트 :
2018-12-06 09:5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