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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긴급구호, 죽음과 맞서는 또하나의 전쟁

상세 내용 글쓴이, 독자대상, 서명, 저자/역자, 출판사, 페이지수, 출판일, 등록일
글쓴이 하석진(화정글샘도서관)
독자대상 -
서명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저자/역자 한비야
출판사 푸른숲
페이지수 306쪽
출판일 2005.09.08
등록일 2010년 08월 27일

긴급구호, 죽음과 맞서는 또하나의 전쟁

작가 한비야가 7년동안의 오지여행이 끝나면 하려했던 일, 난민 돕는 일의 총결산 <지도밖으로 행군하라>. 여기에 아프카니스탄등 세계10개처의 긴급구호 현장에서 겪었던 생생한 경험담을 실었다. 이 책은 작가가 2001년 10월부터 2005년까지 긴급구호 단체 월드비전 팀장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난민들의 모습을 마주하며 몸을 던지는 과정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구성한 것이다.

금년도 김해의 책 <그건 사랑이었네>의 작가이기도 한 한비야, 1958년 서울생, 홍대영문학과 출신인 그녀는 미 유타대학교 언론홍보대학에서 국제홍보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국제 홍보회사 버슨-마스텔라에서 근무하다 어린시절부터 꿈꿔왔던 세계도보일주를 위해 사표를 던지고 여행길에 올랐다. 그렇게 시작된 세계오지여행 7년을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전4권>,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 <중국견문록>에 실은 바 있다.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는 도보여행에서 촉발된 동기가 작품탄생에 일조한 셈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피구호난민들의 삶을 대하며 그가 청소년시절 약자로서 자존심에 상처 받았던 일쯤은 얼마나 사치스런 고통인가? 자기의 재능과 혼과 기술을 생사의 경계지점에 선 이들에게 내미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가슴뛰고 피끓게 하는 일이냐? 이것을 다만 힘있는 자에게만 보태며 달콤하게 사는 지도속, 새장속의 삶에 취하여, 안전과 먹이를 담보로 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포기할 수 없지 않느냐고 강변하고 있다. 즉 지도밖으로 행군하라고 주장한다.

기행문 형식을 취하면서 내용은 긴급구호사업의 보고서쯤으로 여겨도 좋을 만한 책. 긴급구호의 훈련병으로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초보시절을 거쳐서 자기영역의 전문가로 거듭나기까지 5년간의 궤적과 사투를 벌이는 구호현장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세계 곳곳에 산재한 고통받고 외면당하는 이들을 향하여 키워가고 움트는 국경과 핏줄을 초월한 생명에의 외경심,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세상은 더 이상 먹고 먹히는 정글의 법칙만으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일러준다.

물론 구호요원들은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임금을 받는 유급 봉사를 하고 있지만 작가는 이 일이 지금까지 했던 일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하고 있다. “여행을 다닐 때는 개인적인 즐거움, 그 즐거움을 나눠주는 즐거움이 있었다면, 지금은 함께 사는 즐거움이잖아요. 저는 현장에서 직접 도울 수 있는 구호팀장이자, 또 한국에 와서 모금을 해서 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팀장이었어요. 양쪽 일을 지난 9년간 할 수 있었다는 건 일생일대의 행운인 것 같아요”.

사뭇 감상적인 것같은 표현들이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준엄한 현실에 대한 용의주도한 대안과 구체적 실천을 필요로 하는, 죽음에 맞서는 이면적인 작가의 비장함을 엿 볼 수 있다. 지구촌 도처에서 일어나는 국지적인 전쟁과 갈등, 내전, 이데올로기 대립, 이기주의, 환경파괴에서 오는 재앙, 이들이 양산하는 약자, 천애고아들을 보며 그들이 구한 생명이 최대한 빨리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어 주는 것까지가 그들의 임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사실 6.25전후 전쟁의 폐허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국제사회에 손벌리며 연명했던가. 필리핀, 태국보다도 후진국, 소말리아등의 아프리카 극빈국수준의 국가였다. 국제기구, 선진국, 구호단체등의 원조에 매달리는 처지였다. 이제는 GNP 60달러에서 20,000달러를 상회하고 그래서 손벌리는 나라에서 손내미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구호현장에서 혼신을 다하며 역동적인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작가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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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율하도서관 (☎ 055-340-7161)
최근 업데이트 :
2018-12-06 09:5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