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이 끝이 났다. 해마다 7․8월이 되면 사람들은 피서를 즐기기 위해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휴가를 떠난다. 그런데 내 나름의 계획은 다른 사람들의 계획과 비슷하여 우리나라 대부분 휴가지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시끄럽고 쾌적하지 못한 곳이 되어 버린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때는 휴가지에서 찌들어버린 피곤한 얼굴로 돌아와 잘 쉬고 왔다고 주변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이렇게 남들의 휴가 계획과는 다른 늦맞이 휴가 또는 다가오는 가을에 여유로우면서도 비밀스러운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은 좋은 여행서가 될 만하다.

지은이 최상희는 10년 동안 잡지기자로 고군분투, 잘 다니던 직장을 갑자기 때려치우고 주변의 우려, 시기와 질투, 무관심 등을 한 몸에 받으며 훌쩍 제주도로 떠났다. 섬에서 오랫동안 소망하던 ‘아무것도 안 하기’를 실천하려했으나, 하루에도 몇 번씩 온 몸을 들썩이게 하는 제주도의 아름다움에 반해 2년 동안 카메라를 친구 삼아 섬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사는 것도, 여행하는 것도 아닌 ‘중간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고 느낀 제주의 새로운 매력을 혼자 품고 있기만은 안타까워 여행서로 풀어내게 되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에 한두 번쯤 여행을 갔다와봐서 알겠지만 같은 장소라도 제주의 풍광은 계절에 따라 다르고, 같은 계절이라도 어제 오늘이 다르고, 아침과 저녁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도를 짧은 일정에 충실하면서도 제주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여행가이드가 바로 럭셔리 패키지보다 백배는 재미있는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이다.

책 contents는 크게 5가지 voyage로 나누어져있다. voyage1은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여유롭게 음미하여 여행하는 서쪽 해안 코스, voyage2는 아이들과 가볼 곳이 많은 제주 관광의 중심지 서귀포&중문 코스, voyage3은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하며 진정한 섬의 정취를 느끼게 되는 한라산&중간산 코스, voyage4는 바닷바람에 몸을 맡긴 채 달리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 동쪽 해안, voyage5는 섬사람의 일상이 당신에겐 특별한 여행지가 되는 장소 제주시로 소개해 주고 있다. 각 여행지마다 관광 포인트와 입장료, 개장시간, 위치, 전화번호, 가까이에 있는 식당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여행자들에게 많은 정보와 도움을 주고 있다.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에는 다른 여행서와 마찬가지로 여행지의 사진을 실어놓았다. 구석구석 찍어놓은 제주도의 사진을 보면 ‘아! 나도 저기 가 보았는데...’하는 반가운 마음과 ‘다음에 여긴 꼭 한번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떠올라 지금 당장 제주도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그리고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맛집도 여행자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생활자의 입장에서 소개해주고 있어 책에서 소개해 주는 곳으로 믿고 찾아간다면 가격이나 맛에서 실패할 염려는 없을 듯하다. 이렇게 『제주도 비밀코스 여행』은 한 권의 책에 제법 많은 정보와 제주도 곳곳의 아름다운 사진을 가득 실어 놓았다.

‘바쁜 업무 때문에 또는 부장님, 과장님, 대리님, 선배 순으로 밀려 형편없이 늦은 휴가를 받았다면 주저 없이 짐을 싸서 제주로 오라. 당신은 기막힌 제주의 아름다움을 누릴 행운의 주인공으로 당첨 되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해안도로를 씽 달리다가 해안에 이르면 문득 멈춰 최대한 몸을 낮추는 일. 바닷가에 핀 하얀 꽃의 향기는 당신이 아침에 뿌린 향수의 인공적인 냄새를 단숨에 날려 버릴 것이다. 몸을 숙여 낮은 시야로 보는 푸른 바다의 하늘,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은 덤!’

자, 이제 섬으로 떠나는 여행을 신나게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