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대한민국 독서대전이 지났습니다. 아껴두고 마지막으로 잘 정리해서 남겨야지 생각했던 독서대전의 큰 수확! 사전 신청했던 프로그램 아무것도 못가고 심지어는 그림책 전시도 보지 못하고 끝나서 너무나 아쉽지만 딱 하나의 강연.. 꼭 들어야했던 채사장 작가의 강연만은 놓칠 수 없었습니다.
독서대전 마지막날 오전 일거리들은 죄송하지만 다른분들께 맡기고 강연 들으러 누리홀로 뛰어들어갔지요.
사실 채사장 작가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어떤 분인지도 몰랐습니다. 다만 지대넓얕을 읽고 작가의 지식과 세상을 보는 통찰력에 감탄했어요. 지대넓얕을 읽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어졌어요. 무식한 제가 세상을 보는 시각이 확장되고 변화하는데 영향을 준 책 중 하나지요.
강연은..정말 감동이었고 감사했고 기뻤고 에너지가 뽝! 채워졌답니다. 어찌 그리 이야기도 잘하시고 유머도 있고 정리를 잘해주시던지요.
이날의 강연 주제는 <인문학적 사유와 성장>이었습니다. 주제는 매우 모호하고 난해하고 막연한듯 했어요.
강연이 시작되고 채사장작가가 이야기하는 이날의 진짜 주제는 '세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당신에 대하여'였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을 통해 강연을 풀어나갔습니다! 20년쯤 됐을까요? <이방인>을 읽고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그러하다고 여기는 행위들이 당연한것이 아닐 수 있음을 깨우쳐주었거든요. 너와 내가 다를뿐이지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이방인을 읽고 깨달았거든요.
채작가님은 이방인에 담긴 모호하고 정리되지 않으나 분명 임팩트 있는, 그리고 중요한 삶의 포인트를 매우 명확하게 정리해서 이야기해주셨어요!
사르트르, 니체, 실존주의..이 어려운 이야기들을 더 많은 강의을 듣고 책을 읽고 공부하고 싶은 욕구를 마구 불러일으키는 강연이었습니다.
12시까지 예정되었던 강연 시간을 훌쩍 넘기며 열강을 해주신 채사장작가님!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모두 정리해보고 싶지만.. 제 나름의 결론은..나는.지금.여기.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말고 살면 인간사 대부분의 일들은 해결된다는..아웅다웅하지 않고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을거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과거를 살지도, 미래를 살지도 말고..세상에서 나에게 주어진, 규정되어진 상징들(직업, 국가, 윤리, 종교, 관습 등)을 배제하고 남은 온전한 나를 들여다보고 거기에 집중하며 살아간다면 사회부적응자인듯한 나를, 또한 그리 보이는 타인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강연이 끝나고 챙겨간 책에 싸인을 받기 위해 부리나케 나가서 줄을 섰어요. 시간 절약을 위해 미리 이름을 적었는데 '팔판작은도서관 신훈정'을 썼다가 상징 하나는 지워야할듯 하여 이름 석자만 적어서 싸인을 받았습니다. 채사장작가님과 사진을 찍고 싶은데 강연을 혼자 듣는 바람에 찍어줄 사람도 없고..어떻하지..하는데 멋진 채사장님 '이렇게 하시죠!'하며 얼굴 들이밀어주셔서 셀카로 사진도 남길 수 있었습니다. 하하! 완전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