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산 정약용의 아들 정학유의 시점에서 신유년(1801)부터 1818년까지 약 18년 동안 정약용의 귀양살이를 편지로 역은 것이다.
때는 18세기 후반, 정약용이 관직에 오를 때에는 삼정(환곡, 군정, 조세)의 문란과 당쟁이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정조를 만나면서 정조의 ‘친구이자 조언가’의 관계로 거듭난다.
그러나 정조가 승하하자 서학(천주교)을 신봉한다는 이유로 자신과 둘째형(정약전)은 각각 강진과 흑산도로 유배당하고 고모부 이승훈(이 책의 화자시점)과 셋째형(정약종)은 처형당한다.
정약용은 유배당하고 있는 동안 그의 자식들, 형, 아내에게까지 수많은 편지를 썼다.
이 편지에는 예를 갖추어야할 것, 학문에 힘쓸 것 같은 조언에서부터 안부나 집안 의사 결정 같은 시시콜콜한 내용도 담겨있다.
대학자 정약용은 선비로서의 예와 귀양살이에도 의지를 잃지 않고 500권이라는 방대한 양의 책을 저술했다.
하지만 인간 정약용은 가족을 걱정하고 자신을 모함하고 싫어했던 사람을 보듬어주고 미워하지 않은 따뜻한 아버지, 아들, 동생, 남편, 신하였다.
정약용은 뛰어난 대학자였고 신하였으며 아버지였지만 결국은 강진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그 뚝 떨어진 데에서 아는 사람도 없고 외로운 곳에서도 예의를 갖추고 반듯하게 살았다.
나라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모름지기 모든 사람에게는 의지가 필요한 법이다.
혼자 외로울 때도, 심지어 친구와 얘기할 때도.
우리는 이런 정약용의 의지를 이 책으로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