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추천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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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에네껜 아이들을 읽고

상세 내용 글쓴이, 독자대상, 서명, 저자/역자, 출판사, 페이지수, 출판일, 등록일
글쓴이 김세영(수남중2)
독자대상 일제수탈기, 우리 조상의 꿋꿋함을 알고싶은 학생
서명 에네껜 아이들
저자/역자 문영숙
출판사 푸른책들
페이지수 208쪽
출판일 2009.09.10
등록일 2017년 12월 05일

에네껜 아이들을 읽고

나는 이 책의 제목만 들었을 때는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무슨 이야기인지, 에네껜 아이들이라는 뜻 자체가 더 궁금했고, 우리나라의 실제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에 더 놀라웠다.
이 이야기는 조선시대에 일제에 의해 이민이라는 이름으로 팔려간 조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것도 지금도 멀고 잘 가는 곳이 아닌 멕시코라는 곳에... 돈을 벌어서 돌아올 수 있다는 일본에 속아서 이민을 간 사람들이 있었다.

에네껜은 선인장 같은 식물이며 어저귀 라고도 부르는데, 같은 말인 것 같다. 사전을 찾아보니 ‘에네껜(henequen)’은 남미가 원산지인 용설란의 일종으로, 잎에서는 섬유를 채취하고, 꽃줄기의 수액은 풀케(pulque)라는 술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또 섬유의 원료를 추출하는데, 그 것으로 선박용 로프를 만든다고 한다. 지금은 ‘에네껜’이라는 용어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대변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밧줄의 원료로 사용될 만큼, 이 식물의 잎은 매우 질기기 때문에 기다란 마테체 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내리 찍어야하는데 에네껜이라 불리는 멕시코 이민자는 이것을 수확하는 힘든 노동일을 하고 살았다. 실제 이들은 노예로 팔려갔기 때문에 심한 노동과 채찍에 시달려야 했다. 노예처럼 매매하듯 데려온 사람들에게 시킨 일이라는 것만 들어도 힘들고 고된 일이 였을까? 라는 짐작을 하게 해준다.
잎 곳곳에서 솟아나온 뾰족한 가시에 쓸리기만 해도 그 독소로 인해 부풀어 올랐다고 한다. (에네껜이라는 말이 잠깐 나오다가 줄곧 어저귀로 나온다.)
역사는 이제 에네겐이라는 말을 그 당시에 멕시코로 이주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고 한다.

제목을 알아보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내용을 읽어 보았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꿈을 가지고 태평양을 건너 멕시코로 이민을 간 1,033명의 조선 사람들 중 대부분이 어저귀를 베는 농장으로 팔려 간다. 덕배와 덕배 아버지, 소녀네 가족, 감초 아저씨 부부 등의 십여 명의 사람들도 어저귀를 베는 야스체 농장으로 간다. 글을 모르던 그들은 알고 보니 자신들은 속은 것이었고 사람들은 어저귀 잎을 베며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노예생활에 시달린다. 먹을 밥도 없고 험한 세상이었지만, 그래도 서로를 격려하며 시련을 견뎌낸다. 그런데 어느 날 옥당대감의 딸인 윤서가 몹쓸 짓을 당하게 되고 윤서는 결국 자살을 해버리고, 동생 윤재는 농장을 탈출한다.

계약 기간 4년이 끝나 사람들은 조선으로 돌아갈려 하지만 감초댁이 사탕수수 기계에 깔려 죽게 되고, 이미 조선은 일본의 것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힘든 고통 속에서도 이국의 땅에서 어떻게든지 열심히 일해서 조선으로 되돌아가려고 했었다.

결국 돌아갈 곳이 없어진 것이라는 말이다. 정말 얼마나 억울했을까?
그리고 얼마나 막막했을까? 돌아갈 날만 기다리면서 힘든 노동을 했는데, 나라가 없는 국민이 얼마나 서러웠을지.. 국가가 없는, 인권이 없는 삶이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 알게 해 준 책이었다.

연이은 안 좋은 소식에 잠깐 절망하였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며 희망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선인 학교도 세우며 반드시 조선을 되찾겠다고 결심한다.

나는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는 별로 재미가 없어 보여서 기대를 별로 안 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흥미 있고 나라를 잃은 사람들의 설움을 잘 표현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또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멕시코에 온 사람들의 사연도 잘 표현하였고 짜임새가 있었다. 마지막에 학교를 세우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 덕배, 윤재, 봉삼이를 대표로 학교를 지으며 백성이 세상의 주인이라 하는 것이 참 인상 깊었다.

또, <메리다 조선인 학교>라는 나무판자를 벽에 걸며 사람들이 환호성을 치며 박수를 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메리다 조선인 학교에 모였던 조선 사람들은 메리다에 잠들어 있고, 그들의 후손들은 멕시코 전역에 퍼져 살고 있다‘는 문장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이런 좋은 소설을 읽게 되어서 좋았고 앞으로도 나라 잃은 사람들의 아픔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몇 사람이 죽는 불상사가 있었고, 돌아갈 나라는 사라지는 등 이들의 삶은 절망의 연속이었지만, 우리의 조상들은 멕시코에 조선인 학교를 세우며 조선인으로써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이렇게 대단한 사실을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니. 결국 이들은 조국으로 돌아오지는 못했지만,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실천했다. 이런 멋진 사람들이 우리 조상이었음을 이제라도 널리 알리는 일을 꼭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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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데이트 :
2018-09-03 17:2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