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각 학교에서 정한 추천도서 비치건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의 요청사항을 읽고 학교도서관과 동네의 작은도서관 담당자 몇 분과 연락을 취하면서 도서관별 역할분담과 한계, 그리고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황을 말씀드리자면, 추천(필독)도서 선정은 각 학교별로 이루어지며 학년 단위로 50~100여권 정도 확정되면 그중에서 50여권 정도를 선택해서 1년 동안 읽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학교도서관에서 2~3권 정도의 복본을 비치해 둡니다. 그리고 해당 지역의 작은도서관에서도 수요가 많아지기 때문에 작은도서관은 학교로부터 자료를 받아서 없는 책은 구입하고 애착이 있는 곳에서는 별도로 코너를 만들어 놓기도 합니다. 교과과정과 밀접하게 연계해서 선정되는 이러한 목록은 장기간에 걸쳐서 천천히 책읽기가 이루어지므로 해당 도서를 구하는데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학기간에 특별히 숙제 성격으로 내주는 목록이 있는 곳도 있는데 주로 (초등)담임교사나 (중고등)과목별 담당교사의 재량으로 이루어집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수행평가나 서술형 시험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학기 초에 정보를 공개를 하는 편입니다. 

문제는 방학직전에 교사의 재량으로 갑작스럽게 결정되어서 알려주는 책인데요.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도서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참으로 난감합니다. 공공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하는 행정 절차를 거치고 정리해서 배가하는데는 3~4주의 시간이 걸립니다. 심지어 해당 학교도서관에도 알려주지 않아서 적기에 자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선생님의 건의사항 요지에서 언급하신 도서목록이 방학숙제에 한하는지 교과 연계도서인지 정확하게 구분이 되지 않습니다만 양쪽을 모두 포함한다고 보고 장유도서관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각 학교별 추천도서를 도서관 마다 모두 소장해 달라는 요청은 단위 도서관에서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 우리시는 시립도서관 5개소와 작은도서관 37개소가 상호업무협약을 맺고 자료를 공유하고 있습니다(교육청 산하 2개소 별도). 그러나 운영주체와 의사 결정권자가 서로 달라서 타 기관에 대한 약속을 할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장유도서관은 교과연계 도서에 대해서는 우리시의 전 학교(초등 58, 중등 31, 고등 24개소)와 학생들에게 해당되므로 교과과정에 맞춰서 해당 도서를 비치하도록 신경을 쓰고 있으며 간혹 누락되는 도서는 발견 즉시 지속적으로 보강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번 2학기에도 초등 5~6학년 교과서가 개편이 되었는데 빠짐없이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절판과 품절인 일부 자료 제외) 

그리고 복본 비치에 관한 내용인데요, 이 부분은 참으로 고민이 많습니다. 우리도서관의 장서관리규정에서는 모든 자료는 1부 소장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 복본 소장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제한된 도서구입비로 다양한 계층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함인데, 교과연계도서는 대부분 오랜 기간에 걸쳐서 많이 읽히고 검증된 스테디셀러이기 때문에 꾸준한 수요가 있어 어린이 도서는 복본을 소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 재량으로 선정한 일부 도서나 갑작스럽게 방학숙제로 제시된 도서는 자료의 신뢰도를 감안하여 부수를 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와 학년별로 다양하게 선정된 도서를 모두 여러 책을 구입하기에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자료를 갖추어야 하는 공공도서관의 현실에서 다소 힘든 부분이 있음을 밝힙니다.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고자 우리시는 책두레 서비스를 통하여 42개소의 도서관 자료를 상호 활용하고 있으나 이 또한 여름방학 기간에는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이들 숙제와 관련된 도서는 학교도서관을 최대한 활용하시고 지역의 작은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을 단계별로 이용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공공도서관인 장유도서관은 추천도서가 빠짐없이 비치될 수 있도록 방학 50일전에 장유지역의 초, 중,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서 사전에 목록을 입수하고 30일전에 발주 처리를 할 계획이며 특정 지역과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도서에 관한 복권 비치는 학교도서관과 작은도서관에서 그 역할을 맡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단위 도서관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답변을 드리자니 긴 글을 쓰면서도 많이 답답하고 한계가 많이 드러나서 무척 죄송스럽습니다. 남아 있는 방학기간을 아이들과 함께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