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감을 위해 고생하시는 화정글샘도서관 직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지하 한증막이나, 사우나를 가 본신 일이 있으신지요?
그 곳에서 책을 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공부를 할 수 있겠습니까?
화정글샘도서관 지하학습실이 그런 경우와 같습니다, 문을 열고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숨이 턱 막힙니다. 에어컨은 틀어도 온도기준에 맞춘다는 이유로 형식적으로 틀고 있으며, 문을 열어도 지하라서 환기가 되지 않습니다. 출입문을 열어 놓으면 금연구역이라고 쓰여져 있는 곳에서 담배연기가 흘러 들어오며, 중고등학생 시험기간에는 통제를 잃은 학생들로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서 문을 열어 놓을 수도 없습니다. 금연구역을 관리하거나 학생들을 지도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건 그 곳에서 버티고 있는 저와 다른 이용자들입니다. 질식할 것 같은 그 곳에서 공부를 하려고 땀을 흘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 대부분 지하학습실에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두어달 앞으로 다가온 공무원시험 준비생들 그리고 공인중개사, 수능수험생, 취업준비자 등입니다. 대한민국 실업자 수가 82만을 넘었습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인생을 걸고 있습니다. 도서관 직원분들께서도 도서관에서 공부하여 공무원이 되지 않았습니까?
현정부는 국민의 정부를 지향하며 실업자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행정서비스를 증대하고 있습니다. 도서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행정서비스를 찾아온 사람들입니다. 이 들의 불만은 민원요청이나 다름 없습니다. 지하학습실에 도서관관장님이나 직원분들이 내려와 보신일이 있습니까? 10분만 앉아있어 보십시오. 에너지 절감이라는 밀이 나오실지 궁금합니다.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방치 하실 겁니까?
다른 분들이 올린글에 대한 답변을 보았습니다.
법률적 수치적인 답변을 명쾌하게 하셨더군요.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 14조 1항 단서: 다만, 학교, 도서관, 민원실,~장소 등은 자체 위원회 결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왜? 단서조항을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법을 만드는 사람조차도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는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생각한 겁니다. 이것은 곧 행정재량을 발휘하라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규칙 조항만을 강조하며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답변은 제가 행정법책에서 본 적있는 행정편의주의나, 소극적 행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감사나 단속이 무서워서 입니까? 관서평가 때문입니까? 이유있는 재량발휘가 문책사유가 됩니까? 적극적행정, 국민에 다가가는 행정을 하는게 현정부의 국정철학 아닙니까?
지금까지 도서관에 대한 다른 불만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힘드시겠지 하는 생각에 참아 왔습니다만, 한증막 같은 지하학습실에서 숨이막히다 보니 더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도서관 행정실이 지하이고 학습실이 3층 이였다면 제가 이런 성토를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좀 덥지만, 직원 몇명 안되고 창문열면 환기되고, 선풍기 틀면 되겠지요. 무리없이 온도 기준에 맞출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환기가 안되는 지하에 약 80여명을 앉혀놓고 에너지 절감이니, 상부의 지시니, 이용하는 시민의식이 문제니, 이런 말씀을 하신다는 건 경우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시민의식으로 모든게 잘되면 공무원은 왜! 필요합니까? 무인시스템으로 도서관 운영이 가능하겠습니까? 제 의견이 심하다고 생각 되시면 지하에 와서 잠깐만 앉아 있어 보십시오.
도서관 지하층, 지상1층, 2,3층은 구조가 달라서 환기나, 온도의 차이가 큽니다.
이런데도, 해당층의 실정과 상관없이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이용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건 민주행정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행정서비스가 개선 되지 않을때 어디로 추가 민원을 넣어야 할지 생각 중입니다. 역지사지라고 행정실과 학습실이 바뀌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관장님 및 직원여러분의 행정재량을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감합니다.
오늘도, 화정글샘도서관 운영을 위해 고생하시는 관장님과 직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