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 7월 화정글샘도서관에서 모집한 독서아카데미에서 1년째 수업을 듣고 있던 시민입니다. 도서관이나 시청에 인문학에 관한 단기성 강좌나 유명인사를 통한 일회성 강연은 많지만 인문학에 관련된 도서를 가지고 깊이있게 공부하는 수업은 없었던 터라 반가운 마음에 수업을 듣게 되었고 생각외로 수업에 관한 강사의 열정과 회원들의 열정이 대단해서 1년째 열심히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에 대하여는 도서관에도 담당자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현재 화정글샘 도서관과 칠암도서관 두 곳에 인문학독서아카데미가 열리고 있는데 칠암도서관은 오후 7시, 화정글샘 도서관은 오전 10시에 수업이 있습니다. 화정글샘은 고정적으로 수업을 듣는 회원이 많아서 문제가 없지만 칠암도서관 같은 경우에는 오후이고 직장인이 많아서 회원의 수가 적습니다. 회원의 수가 적지만 인문학에 대한 열정은 상당한데 인원이 적음과 행정상의 문제로 지난달 칠암에서 이전 어떤 상의도 없이 그 수업을 폐강시켜 버렸습니다.
문제는 두 도서관이 한 사람의 관장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고 강사도 같은 분입니다. 칠암도서관에서 불거진 문제로 화정글샘 도서관에도 영향이 미쳐져서 강사분이 칠암도서관의 문제해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화정글샘 도서관에서 수업을 못하겠다고 통보를 하셨고 화정글샘 도서관에서도 기다렸다는 듯이 1년간 끌어온 수업을 폐강한다는 문자를 일방적으로 우리에게 보냈습니다. 휴강에 폐강, 그리고 또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독서아카데미를 곧 재개하겠다는 문자....며칠 사이 동전 뒤짚듯 바뀌는 도서관의 태도에 어이가 없음을 느낍니다.
저희는 책을 통해 깊이있는 공부와 사회에 대한 거시적인 안목을 키워주신 강사님의 수업에 대하여 아주 만족을 하고 앞으로도 같은 분이 계속 끌어주셨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도서관에서 지향하는 독서아카데미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업에 대한 아웃풋이 계속 들어온 점, 강사분과 담당자간의 의견충돌, 장기회원들에 대한 도서관의 비합리적인 태도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시민이 원하는 인문학강좌를 열었다면 시민이 어떤 식의 수업을 원하고 어떤 식의 참여를 원하는지 도서관에서 시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김해도서관 같은 경우엔 강좌가 끝날 때마다 강의평가서나 게시판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는 편인데 화정글샘 도서관에선 1년이 다 되어가도록 한차례의 강의평가도, 도서관 행정에 대한 평가과정도 없었고 강의하는 강사분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의보다는 어떻게든 그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자세가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장님과 대화를 몇 차례 요청도 하고 찾아가 보기도 했으나 늘 관장님은 자리에 부재셨고 시민을 위한 인문학강좌만 열어놓고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요즘 도서관에 각종 여러가지 수업을 많이 열고 있는데 적어도 문화센터가 아닌 도서관이라면 시민들이 진정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길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강좌에 열의를 쏟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도서관 관장직도 진정으로 도서관 정책이나 책에 열의가 있는 사람으로 뽑아 주셨으면 합니다.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시민들의 의지를 꺾지 않고 책을 통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도서관에서 만들어 주시길 바라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