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9일 저녁 7시 30분경 책두레로 신청했던 책을 반납하기위해 화정도서관을 찾았습니다.
평소 자주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기에 기계로 반납을 했지만
이번에는 딸림자료가 있어 2층으로 애완견과 함께 올라가던 중이었습니다.
10계단 오르고 또 10계단만 오르면 2층에 도착할 바로 그 지점에 다다랐을 때
경비로 보이는 파란 유니폼을 입은 남성분이 저에게 큰소리로 "어이, 지금 어디가는 거요?"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는 책을 반납하더간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남성분이 기계로 반납하라길래 딸림자료가 있어 2층으로 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공공기관에는 애완견출입금진데 지금 뭐하는 거냐면서 다짜고짜 큰소리로 저에게 소리치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애완견 데리고 도서관에 오는 것이 잘못된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여러사람이 공부하는 열람실에 애완견을 데리고 간 적이 당연히 없었고,
도서관에 애완견을 데리고 왔을 때는 책을 1층 기계로 반납하고 바로 나가거나,
딸림자료가 있을 때는 2층에 애완견을 안고 가서 책만 빨리 반납하고 나왔습니다.
애완견을 데리고 열람실을 가거나, 인터넷을 하거나,
도서실에서 책을 고른다고 시간을 보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제가 2층 딸림자료를 반납하러 강아지를 수없이 안고 가도 사서분들께서도 한 번도 제지하신 적도 없었습니다.
물론 껄끄러운 분도 계셨겠지만
제가 책만 반납하고 바로 나가니까 여태껏 한 분도 무어라 말씀하신 적이 없었겠죠.
여태껏 다른 경비로 추정되는 로비에 앉아 계시는 분들도 아무 말씀 없으셨고요.
저는 제 나름대로 애를 쓰며 그동안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제 그 남성분은 저에게 기본적인 상식 아니냐면서 그런 것도 모르고
어떻게 도서관에 개를 데리고 올 수가 있느냐고 큰소리로 저에게 면박을 주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수없이 지나가는 한가운데서요.
분명 제가 도서관 입구 자판기를 지날 때 그 분은 그곳에 서서 개인적인 전화통화를 하며 저와 개를 보셨습니다.
잠깐이지만 그 분의 통화내용까지 기억합니다.
어쨌든 그때 그 분이 근무시간에 개인적인 전화통화를 하지 않고
저한테 애완견 출입금지라고 그때 말씀하셨으면 저는 자판기 옆에 개를 묶어 놓고 2층으로 갔을 겁니다.
그런데 그때는 아무런 말씀도 안하시더니 자기 볼일이 끝나자
저에게 기본적인 상식도 없고, 어린애들이 왔다갔다하는데 애완견을 도서관에 데리고 왔다고,
수많은 사람앞에서 큰소리로 저를 몰상식한 인간으로 몰아부쳤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사람이 많은 시간을 피해 일부러 저녁시간 7시 30분경에 방문해 어린애들은 전혀 없었습니다.
아까 자판기 앞에서 조용히 말했어도 저 잘 알아듣습니다.
귀 안먹었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걸 제일 잘 아는 근무자가
꼭 그런 식으로 수많은 사람앞에서 눈을 부라리며 큰소리로 면박을 줬어야 했습니까?
그리고 사람을 부르는데 "어이"가 뭡니까?
제가 자기 친구입니까, 자기 아랫사람입니까?
요즘은 공무원도 '님'자 붙여서 친절히 대하던데
무슨 큰 감투쓰셨는지 말투와 행동 한 번 대단하시더군요.
친절은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다른 사람을 부를 때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셔야죠.
제가 부족했는지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해도 도서관에 애완견출입금지라는건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찾은 내용중에는 도서관 열람실에 출입금지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화정도서관에서 출입금지라면,
도서관에 애완견을 데리고 온건 분명 제가 잘못입니다.
제딴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주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불쾌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제가 화가나는 건 잘못한 이에게 잘못을 알려주는 접근방법의 문제입니다.
5살짜리 꼬마아이도 자기가 잘못한 것을 조근조근 설명해주면 알아듣습니다.
하물며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른이 다되어가는 어른입니다.
어제처럼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아도 제 잘못을 알고, 판단하고, 생각할 줄 아는 성인이란 말입니다.
처음으로 여러사람 앞에서 기분나쁜 말투와 면박을 들으며 몰상식한 인간으로 취급당해
온몸이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어 어젯밤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이런 큰 망신은 처음입니다.
앞으로는 절대 무슨일이 있어도 도서관에 애완견을 데리고 가지 않겠습니다.
정말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