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가 권하는 책

우리시 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시민들이 좋은 책을 선택하는 안내 길잡이가 되어 독서의 재미를 안겨드리겠습니다.

인문

좋은 사람이 되어주세요.

상세 내용 글쓴이, 독자대상, 서명, 저자/역자, 출판사, 페이지수, 출판일, 등록일
글쓴이 박현주(김해기적의도서관)
독자대상 -
서명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
저자/역자 김려령
출판사 문학동네
페이지수 160쪽
출판일 2011.08.25
등록일 2013년 01월 05일

좋은 사람이 되어주세요.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에 자주 나오는 사람들 있잖아요.
밤만 되면 홀로 산에 오르는 사람, 부모님 무덤가에서 몇 년을 사는 사람 같은.
그런 사람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검은 카펫에 흰 색 페인트를 칠하고, 빨간색 초록색 등이 달린 모자를 쓰고, 아이들의 등하굣길에 건널목을 손수 설치하는 그 아저씨 말입니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다지만, 출산 중에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쌍둥이마저 교통사고로 잃은 건널목 아저씨의 사연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단 생각부터 듭니다.
그런 상실감에 남은 인생을 보낼 수도 있었을 텐데 이 아저씨, 정말로 좋은 사람인가 봅니다.

“좋은 사람이란 그런 거야. 가만히 있어도 좋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사람. 내가 이걸 해 주면 저 사람도 그걸 해 주겠지? 하는 계산된 친절이나, 나 이정도로 잘해 주는 사람이야, 하는 과시용 친절도 아닌 그냥 당연하게 남을 배려하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건널목 씨야. 그런 사람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참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 p.71

이야기 속에서 동화작가 오명랑은 젊은 나이에 작가로서 상도 받았지만, 그 후 별 수업이 없어지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이야기 듣기 교실’을 열게 됩니다. 건널목 아저씨는 그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그녀가 독자들에게 전하는 몽글몽글한 ‘씨앗’이기도 합니다.
오명랑은 이 수업을 시작하면서 중요한 것을 알게 됩니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이야기에는 독자들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와 함께 구멍이 난 것처럼 메워지지 않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비로소 자기 인생으로 소화시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이야기란 걸 통해서요.

우리는 매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이야기는 잘 나누지 않습니다. 뭐든지 빨리, 많이, 남들보다 뛰어나게 이뤄내야 인정받는 요즘에 이 이야기 속 ‘진심’같은 게 잘 어필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요, 같은 이야기라도 ‘진심’이라는 소스가 들어가면 듣는 사람의 가슴 속에 뭐라도 하나 남길 수 있나봅니다. 물론 듣는 사람 또한 열린 마음을 갖고 있어야하겠지만요.

지나온 해를 되돌아보며,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어른이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모든 어른이 좋은 어른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도서관에서 근무하며 가까이서 아이들을 보는 나만큼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건널목’ 같은 존재가 되어 줄 수 있길 바래봅니다.



만족도 조사

현재 열람하신 페이지를 평가해 주세요.

평가:
담당부서
김해율하도서관 (☎ 055-340-7161)
최근 업데이트 :
2018-12-06 09:5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