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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길은 달랐으나 글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았던 벗

상세 내용 글쓴이, 독자대상, 서명, 저자/역자, 출판사, 페이지수, 출판일, 등록일
글쓴이 이서현(능동중3)
독자대상 중학생이상
서명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
저자/역자 설흔
출판사 창비
페이지수 218쪽
출판일 2011.04.20
등록일 2015년 07월 03일

길은 달랐으나 글을 생각하는 마음은 같았던 벗

조선 제 22대 임금 정조. 그는 조선 전기의 세종에 이어 조선 후기의 문화를 이끌며 조선을 발전시킨 왕이자, 정조가 조금만 더 살았다면 역사가 바뀌었을 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의 머릿속에 훌륭한 임금으로 그려지고 있는 위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정조와는 조금 다른 그가 두 사람에 의해 그려지고 있다. 그는 유생들의 문체에 민감하여 문체반정이 일어나기도 했는데, 그 가운데 서로 매우 친했던 두 사람이 있었다.

이야기는 고단했던 유배 생활 후 편안히 현감으로 지내고 있던 김려에게 어느 날 이옥의 아들 우태가 자신의 아버지의 글을 가지고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그 특유의 소설 문체 탓에 양반이라면 면제되어야 할 군역도 다하고, 여러 번 임금의 미움을 샀던 이옥은 김려의 오랜 친구였다.

그는 이옥의 글을 읽다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 자신과 젊은 날 함께했던 그 모습의 이옥이, 자신이 유배지에서 썼던 글을 보여 달라 하였을 때, 차마 글들을 꺼낼 수가 없었다. 그는 그 굳은 상처 딱지를 뜯어내기가 두려웠던 것이다. 유배지로 가는 길, 자신이 그래도 꽤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척박한 인심에 그는 꽤 충격을 받고 말았다. 냉엄한 관리들, 킥킥대는 아전들, 차가운 사람들. 그를 도와주었던 남이곤과 신현욱이 아니었다면 사람에 대한 신뢰는 완전히 접었을 거라 그는 덧붙였다.

백정의 딸과 군관의 아들이 혼인했다는 김려의 글을 아녀자들 앞에서 읊고 최수용의 농간에 놀아나 매를 맞은 우태를 보살피던 중, 김려의 앞에 다시 이옥이 나타나 그의 부령에서의 삶을 물었다. 차가웠던 유배지. 아직 기억을 들춰볼 준비가 안 되었다는 김려에 이옥은 자신의 글을 들려주었는데, 그에 김려는 이옥에게 물었다. 그에게 글은 무엇이냐고. 이옥에게 글이란 그냥 그의 곁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에 김려는 유배 가던 날부터 계속 생각하였던 글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현감이 된 후 쓴 아무런 색깔 없는 글들이 부끄러웠다.

“나는 앞으로 이들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이옥이 그랬듯 이들 하나하나를 가슴속에 새기면서 살아가야 할 터였따. 그게 바로 글이 되어야 할 터였다.”

글이 일상이자 삶이었던 이옥과 그런 그를 동경했던 그의 벗, 김려. 두 사람은 비슷하지만 달랐다. 김려는 우태가 부탁한대로 이옥의 글을 모아 문집으로 간행했다고 한다. 글쓰기를 통해 우정을 논하고, 우정을 통해 글쓰기를 말했던 그들을 보며, 나는 백아절현의 두 인물을 떠올렸다. 비록 그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하여 남은 한 사람이 글쓰기를 관두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글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며 그들만의 문학의 길을 지켜왔다는 점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우정이 아닐 수 없다. 두 사람의 아름다운 우정과 글을 멋지게 표현해 주신 작가 분에게 감사하며, 이에 따라 나는 이 책을 글과 벗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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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업데이트 :
2018-09-03 17:2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