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 책을 엄마가 어린이날 선물로 주셨다 표지를 보고 흥분하며 첫장을 넘길때부터 내용에 빠져들었는데 마음 한구석에는 왜 작가가 이런 특이한 이야기를 짓게 되었는지 의문이있었다 이책의 주인공은 '오명랑'이라는 가명을 가졌고 본명은 '김태희'이다 그녀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동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동화 듣기 교실을 연다. 동네 어린이들은 ‘지겨운 학원 공부보다 낫겠다’는 판단으로 찾아오고 오명랑 작가는 세아이들에게하나의이야기를조금씩나누어들려준다 오명랑이 들려주는 동화는 작가 자신의 삶에 대한 고백과 엇갈리면서 숨겨진 작가의 비밀을 하나둘 드러낸다. 쌍둥이 아이를 교통사고로 잃은 ‘건널목 아저씨’,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피해 거리로그리고경비실으로 집을나가는 ‘도희’, 엄마의 가출로 단둘이 살아가는 ‘태석이와 태희 남매’의 이야기는 모두 오명랑의 삶과 관련이 있다.
이책은 마음속에 자그마한 상처라도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봐도 좋을 것같은 책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삶을 생각해보고 치유를 하거나 감사해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장유도서관 독서회책 목록에 이책이 없었더라면 그대로 내게 잊혀졌을지도 몰랐다 '그 사람을 본 적이 있나요'의 김려령 작가의 책은 대부분 모두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문체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책 또한 그랬다 내가 읽고 내 동생도 읽고 그 동생도 읽고 다같이 읽으며 하하호호 즐거워했다
참 신기했다. 같은 지구에서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서 그렇게 정반대인 삶을 살 수 있다는게. 그러면서도 슬펐다 보통 나는 책 을보며 몰입하지 않는 이상 학대받거나 부모님이 이혼하시는 등의 장면에서도 감동을 크게 받지 않는데 막상 내가 그렇다고 생각해보니 정말 말로 감당이 안될 기분이었다 도희와 태희 남매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이 된다 그래,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카펫을 들고 다니며 위험한 길에 깔아주어 교통정리도 하고 아이들을 돌보아주는 건널목아저씨를 보면서 왜 저렇게 무리하는 건지 이상하게 여길사람들도 있겠지. 그런데 건널목아저씨에게는 자신의 아이들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그런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사연이 있는데 굳이 자세히 따져 볼 필요가 있을까? 건널목아저씨는 이세상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어했고 사람들은 행복해했다. 아마도 사람들은 이책을 보며 저도 모르게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깔끔한 문장에 약간 얽힌듯 하면서 간단한, 그러면서도 감동적인 스토리가 이책의 하이라이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제는‘그사람을본적이있나요?’책을 잊지않고 조금 더 커서 그리고 또다시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까지 훈훈한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내 주위에 건널목아저씨같은 사람이 있다면 후회하지 않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자고, 그리고 도희나 태희남매같은 혹은 그러한 아픔을 가진 사람들에겐 건널목아저씨같은 사람이 되자고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웃음지을 수 있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