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생텍쥐페리라는 작가를 접했던 책은 어린왕자였다. 누구나 한 번쯤은 그의 이름과 어린왕자라는 책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아온 어린왕자의 작가인 생텍쥐페리에게서 비행과 글을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밤에 비행을 하고 내려오면 항상 글을 썼다고 하고, 실제로 그가 썼던 저서는 모두 비행과 관련한 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편기 회사의 조종사인 파비앵과 총 책임자인 리비에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나는 엄격함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리비에르를 보며 처음에는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경우라도 정해진 규율 안에서만 모든 일이 수행되도록 지시하는 그를 보며 융통성이 없고 진정한 리더가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점점 이야기가 고조될수록 리비에르도 자신의 행동을 성찰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는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이 책을 읽으며 진정한 리더의 자질은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비행기 조종사인 파비앵은 자신이 하는 일인 비행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모습에서 작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의 일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끝까지 비행을 계속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등장인물들도 면밀히 살펴보면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책임감. 즉, 사명감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후에 알게 된 사실로 실제 작가는 우편기 회사에서 일을 하였으며, 이 책의 상사 리비에르를 작가가 근무했던 우편기회사의 상사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면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파비앵이 작가의 모습을 투영한 인물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파비앵이 야간비행도중 실종되는 것으로 결말이 나게 되고, 실종 이후에도 야간비행은 계속되었다는 구절이 의미하는 바를 보았을 때, 모두를 위해 개인의 희생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한 야간비행을 감수하면서까지 돈을 벌기위해 개인의 목숨을 건 전쟁을 매일 벌여야만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파비앵은 자신의 일을 더 중요시 여겼기 때문에 실종이라는 결과가 나오게 되었고, 리비에르도 자신의 일에 충실했기 때문에 파비앵의 실종(엄밀히 따지자면 죽음) 이후에도 야간비행을 지속시켰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다. 어느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하는지 쉬이 결정할 수 없는 것을 작가는 작품을 통해 물어보고 있다. 작가가 살아왔던 일생을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작가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