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의 고래’는 이 시대 최고의 아동 청소년 문학 작가로 꼽히는 이금이 작가의 작품이다. 2006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길의 미래를 택해버린 한 아이에게서 자신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는 느낌을 받아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10대 청소년들의 모습을 흠칫할 정도로 비슷하게 그려낸 책이다.
주인공 민기, 연호, 현중, 준희는 각자의 삶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간다. 민기는 잘생긴 외모만을 믿고 현중이와 함께 오디션을 보러 다니지만, 번번이 떨어진다. 그래서 노래 잘하는 연호와, 랩을 잘하는 준희와 함께 팀을 구성하려고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열여섯에 애 낳은 떠돌이 가수를 엄마로 둔 연호는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것도 벅차 가수의 꿈을 꿀 용기도 나지 않는 상황이고, 턱에 커다란 푸른 반점이 있는 공개 입양아 준희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기적이게도 시간은 자꾸 흘러만 간다.
‘주머니 속의 고래’는 10대 청소년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 부분에서 최고인 것 같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그러니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의 꿈 우선순위는 대책 없이 연예인이었다. 물론 더 성장한 지금의 경우에는 각자의 꿈이 구체적으로 잡혀가고 있지만. 작가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어 더욱 섬세하고 공감하도록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본다. 또한 우리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집안사정으로 인해 꿈을 꿀 수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북돋아주고 용기를 준다.
다만 약간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다. 마무리가 조금 더 정확했더라면 구체적이었을텐데 독자들의 호기심과 주관적 생각을 유도하기 위해서였을까 약간 흐지부지한 느낌이 있었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나 마지막엔 통쾌하게 웃을 수 있었다.
‘주머니 속의 고래’는 독자대상이 정확했다. 10대 청소년들에게 강추한다. 아직 꿈이 확실하게 잡혀있지 않은 경우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한 꿈을 가지면 좋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때 꼭 생각해 봐야 하는 한 가지 질문이 있다. 왜 제목이 ‘주머니 속의 고래’일까? 어쩌면 우리들이 꾸고 있는 커다란 꿈인 고래는 주위의 억압으로 작은 주머니 속에 갇혀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루빨리 주머니가 큰 바다로 변하길 바라면서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