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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진짜 삶에 대한 갈망

상세 내용 글쓴이, 독자대상, 서명, 저자/역자, 출판사, 페이지수, 출판일, 등록일
글쓴이 강치원
독자대상 -
서명 싱커
저자/역자 배미주
출판사 창비
페이지수 224쪽
출판일 2010.05.15
등록일 2010년 08월 06일

진짜 삶에 대한 갈망

살균용 나노 분무기, 장수 유전자, 신원조회 로봇, 인공 태양광, 스마트약, 지능 먼지, 브레인 폰, 인공 강우시스템 레인메이커, 사회보장 주파수, 꿈 가공 뇌파링거 등 미래학자들의 입에서나 나올 법한 용어들이 줄줄이 나온다. 배미주의 <싱커 Syncher>(이하 <싱커>), 제3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다. 청소년소설은 현실 공간을 배경으로 친구, 가족을 중심으로 한 관계와 성장의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싱커>는 미래의 가상공간을 설정하고 공상과학적 소재를 채택하여 소설적 흥미를 높이고 현실적 주제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로써 <싱커>는 이전의 청소년 소설과 확연히 구분된다. 컴퓨터 게임을 좋아한다면 1997년 게임업계를 강타한 온라인 다중접속 롤플레잉 게임(MMORPG : 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리니지(Lineage)'를 기억할 것이다. 리니지류의 게임을 해 본 유저들이라면 <싱커>의 독자 자질을 갖추었다고 봐도 좋다.

자, 이제 <싱커>에 접속! 거대지하도시 ‘시안’과 인공열대우림 ‘신(新) 아마존’이 공간적 배경이다. 전쟁과 이상기후로 지상세계는 더 이상 생존의 공간이 아니다. 지상과 단절한 채 100여년이 흐른 후 이야기는 시작된다. 150세 엄마의 늦둥이로 태어난 주인공 미마가 생일을 맞는다. 미마는 자기 자신에게 스마트약을 선물을 하기로 결심하고 불법거래가 이뤄지는 메이징타운으로 간다. 미마는 쿠게오에게서 스마트약을 구하게 되고 덤으로 아마존 물고기-시안에서 진짜 물고기를 보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일이다-를 얻는다. 그리고 체험판 게임 ‘싱커(Syncher)'를 받아서 돌아온다. 미마가 받은 체험판 ‘싱커(Syncher)'는 인공열대우림 ’신 아마존‘에서 살고 있는 생물 하나를 반려수(伴侶獸)로 선택하고 뇌파 동조를 통해 접속함으로써 접속한 게이머가 직접 아마존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이다. 말하자면 몸은 여기 있고 정신은 반려수에게 넘긴 채 반려수의 감각으로 아마존을 체험하는 것이다. 하여간 미마는 친구, 부건과 다흡에게 메이징타운에서 가져온 물고기를 보여준다. 물론 이들은 싱커 게임을 통해 아마존에 있는 반려수(伴侶獸)에게 뇌파 동조를 시도한다. 부건은 미마가 가져온 물고기가 역진화로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싱커 게임은 시안의 아이들에게 널리 퍼진다. 싱커 게임을 하는 아이들 중에서 욘의 요청에 따라 미마는 대담하게 물고기를 학교에 가져가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주인공이 있으면 갈등을 유발하는 악역이 있는 법. 미마는 물고기를 친구들에게 보여주다가 유전자 귀족 탕쯔칭 패거리에게 들켜 지역수호대에 잡혀 간다. 우여곡절 끝에 부건의 기지로 풀려난 미마. 미마, 부건, 다흡은 탕쯔칭을 싱커로 끌어들여 혼쭐을 내주고 아마존에서 칸을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세계로 한걸음씩 다가선다. 미마와 부건은 역진화 발생기를 발명한 과학자와 부건 아버지의 죽음이 바이오옥토퍼스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바이오옥토퍼스사가 미마와 부건을 추적하기 시작하자 이들은 메이징타운으로 몸을 숨긴다.

<싱커>에서 독자는 싱크, 즉 동조의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싱크의 의미는 계속 등장 인물들 사이에 복제되고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주인공 미마가 시작한 싱커 게임이 부건과 다흡을 거쳐 시안의 아이들에게 퍼져 나가는 것, 단순한 게임만 즐기던 아이들이 현실의 문제로 나서게 되는 것 등이다. 주인공들은 안정된 시스템이 작동되는 지하도시 시안을 떠난다. 행선지는 뼛속까지 얼어붙을 것같은 추위가 있지만 태양이 빛나는 지상. 그 용기있는 발걸음을 마지막 장면으로 보면서 독자는 인간이 얼마나 진짜 삶을 갈망하는 지를 깨닫게 된다. 바로 이것이 독자가 <싱커>에 싱크한 결과로 얻는 삶의 통찰이며 작가의 목적한 바다.

<싱커>는 미래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지나치지 않는다. 시험을 잘 치려고 스마트약을 구하는 미마를 통해 교육문제를, 유전자 귀족을 통해 계층간 차별을, 탕쯔칭 패거리가 다흡에게 가하는 손찌검을 통해 학교 폭력을, 자치대 노인들과 싱커 댄스를 추는 젊은이들의 갈등을 통해 세대간 소통 문제를, 지상과 단절된 시안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짜 하늘을 보는 미마를 통해 환경문제를 독자에게 환기시킨다. 그래서 독자는 <싱커>를 먼 미래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로 읽게 된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잘 짜여진 구성에 기대어 <싱커>의 영화화 가능성을 생각해 보다가도 흥행에 성공했던 공상과학영화들이 줄줄이 떠올라 아쉽다. <싱커>의 각 장면이 매트릭스(Matrix) 시리즈를 비롯, A.I.(Artficial Intelligence), 아이로봇(I ROBOT),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를 거쳐 지난해(2009) 3D입체영화 바람을 불러 일으킨 아바타(Abatar:The Last Airbender)에 이르기까지 퍼즐처럼 흩어져 있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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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09: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