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와 소설가
김용범
밤새 나무를 켜며 쓰라린 대팻밥을 깎아내도 주위는 송판 한 장으로
말라비틀어진 가난뿐이야. 이 겨울의 一角에서 묵묵히 나무를 깎는 木手와
9평짜리 임대아파트의 젊은 小說家. 모든 세상의 아이들이 엄마의 빈 젖곡지를 빨며
바람과 빈 들판을 꿈꿀 때 형, 가난한 이들의 천사는 이미 상한 날개 한 쪽을 이 세상에
버리고 하늘로 떠났어. 밤새 들쥐처럼 형이 긁는 소설이 일용할 양식이 되어 돌아오는 저녁에
오늘 外出에서 형이 버리고 온 단편 하나의 뼈아픔, 단편 하나의 슬픔, 형은 또 다시 이 겨울의 일각에
전등을 밝히고 뼈에 뼈를 깎으며 뼈의 대팻밥을 만들어내도 녹슨 스팀 소리가 들리는 방 한 켠에서 서서히
온기를 말리며 시들어가는 제라튬의 눈물을, 하늘로 날아간 천사의 날개 한 쪽을 발견할 수는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