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냇가에서~ 동풍이라 이름짓고
이하석
속속들이 두근대는 동부새에, 상기 성찰 남은 소소리바람에,
짐짓 명랑한 듯 퍼덕이는 동풍에 휘는~ 꼿꼿하게 휘는-겨울, 대나무들.
누워서도 안간힘으로 버티면서 마디 곧게 설레는, 동부새에 소소리바람에 동풍에 눕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마디마디 한마디로 일어나는 대나무들의 푸른 물음들.
봄으로 쏠리는, 서걱대는, 헛될 수 없는 말의 카랑카랑한 잎사귀들. 동부새를 소소리바람을 동풍을
안으려 흰 겨울 비탈에 서는 이가 그렇게 몸을 흔들며 안간힘 하며 위젓는 칼날의 춤, 마루, 또 기어이
일어나 제 온몸의 빗자루로 서서 성긴 적멸의 어둠을 쓴다.